생각상자

딩크족, 나의 선택은 이기적인 걸까?

통찰의 역대기 2025. 5. 9. 00:10
반응형

요즘 나도 문득 그런 생각을 한다. 결혼은 했지만 아이는 낳지 않겠다고 마음먹은 사람들, 이른바 딩크족(DINK: Dual Income, No Kids). 이게 나쁜 선택일까? 아니면 시대가 변한 걸까?

사실 예전에는 결혼하면 아이를 낳는 게 너무도 당연한 수순이었다. 내가 어릴 때만 해도 결혼식에서 2세는 언제? 같은 질문이 빠지지 않았다. 그런데 지금은 다르다. 딩크족이라는 단어가 뉴스에도 등장하고, 내 주변 친구들도 하나둘 아이를 낳지 않겠다고 한다.

 

 

아이 없는 삶, 정말 그렇게 이상한가요?

솔직히 말해, 나도 딩크족의 삶을 꿈꿔본 적이 있다. 아이 키우는 건 존경스럽고 위대한 일이지만, 그만큼 무서운 일 같기도 하다.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조사에 따르면, 2022년 기준 결혼한 부부 중 10.2%는 자녀 없이 살아간다고 한다. 이 비율은 계속 올라가는 중이다.

 

왜 그럴까? 이유는 명확하다.

첫째, 이다. 통계청 자료를 보니, 아이 한 명을 대학교까지 키우는 데 드는 비용이 평균 3억 원을 넘는다고 한다. 거기에 집값, 학원비, 사교육까지 아무리 맞벌이라 해도 감당하기 버거운 금액이다. 이런 상황에서 차라리 둘만의 삶을 선택하는 게 현실적인 결정일지도 모르겠다.

둘째는 자아실현이다. 요즘은 아이 대신 나의 꿈, 나의 경력, 나의 여가를 선택하는 사람이 많다. 꼭 부모가 되어야만 인생이 완성된다는 생각은 더 이상 강요되지 않는다. 나도 가끔, 하고 싶은 일들을 하나하나 해내며 살아가는 삶이 더 행복할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.

 

 

하지만... 이 선택이 마냥 괜찮은 걸까?

물론 나도 가끔은 불안하다. 이게 정말 올바른 선택일까?

2023년 한국의 합계출산율은 0.72명으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. 세계에서도 가장 낮은 수준이다. 이런 수치를 보면 나 하나의 선택이 사회 전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도 생각하게 된다. 출산율이 낮으면 결국 노동 인구가 줄고, 경제도 위축되고, 복지 제도도 흔들릴 수밖에 없다. 국가가 존속 가능하냐는 질문까지 나오니까 말이다.

출처 : 통계청 인구동향조사

 

보건복지부의 제4차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에 따르면, 이제는 출산율 자체를 끌어올리기보다는 삶의 질을 높이고, 아이를 키우기 좋은 환경을 만드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한다. 하지만 그조차 쉽지 않다. 여전히 현실은 아이 낳으면 고생문 열린다는 생각이 먼저 드니까.

 

 

'우리 둘이면 충분해'라는 말의 무게

딱 잘라 말하긴 어렵지만, 나도 이제 결혼을 생각할 나이가 되면서 이런 고민이 더 진지해졌다. 주변 딩크족 부부들을 보면 확실히 경제적 안정감도 있고, 서로에게 더 집중하면서 사는 것 같다. 친구 A는 자녀 없이도 남편과 매년 유럽여행을 다닌다. 커리어도 열심히 쌓고, 주말엔 플라워 클래스까지 들으며 온전한 자신으로 살아간다. 그런 모습을 보면 부럽기도 하다.

하지만 또 다른 친구 B는, 아이를 키우며 밤낮없이 바쁘게 살아간다. 가끔 힘들다고 하지만, 아이 웃는 모습을 보면 세상에서 가장 큰 행복을 느낀단다. '너 없었으면 나 어떻게 살았을까'라는 말을 듣고 있자면, 왠지 모르게 뭉클해진다. 이런 삶도 분명 아름답다.

 

 

결국 중요한 건 '선택 이후의 책임'

누가 옳고 그르다고 말하긴 어렵다. 다만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, 선택 이후의 책임이다. 딩크족이든 다자녀가정이든, 중요한 건 그 선택에 대해 충분히 고민하고, 준비하고, 책임질 수 있어야 한다는 거다.

나처럼 딩크족을 고민하고 있다면, 노후 준비나 사회적 관계 형성도 함께 고민해야 한다. 아이 없는 삶은 어쩌면 더 철저한 자기 관리가 필요할 수도 있다. 반대로 아이를 갖겠다면, 어떤 가치관으로 아이를 키울지, 어떤 환경을 만들어줄 수 있을지도 고민해야 한다.

 

 

사회는 더 다양해져야 한다

다행히 요즘은 여성가족부와 복지부를 중심으로 다양한 가족 형태를 인정하려는 움직임이 보인다. 비혼, 딩크, 입양가정, 1인 가구 등 과거처럼 한 가지 정답만 강요하지 않는 시대가 오고 있다.

나는 이런 흐름이 반갑다. 내 선택이 틀렸다고 비난받지 않고, 누군가의 삶을 있는 그대로 존중할 수 있는 사회가 되길 바란다.

 

 

마무리하며 – 나는 어떤 삶을 살고 싶은가

그래서 지금도 나는 고민 중이다. 아이 없는 삶이 더 나은 걸까, 아니면 새로운 생명을 맞이하며 또 다른 삶을 열어보는 게 더 의미 있을까.

다만 한 가지 확실한 건 있다. 남들이 정해주는 대로 살고 싶진 않다는 것. 내 삶의 방향은 내가 결정하고 싶다. 그리고 그 선택이 누군가의 기준에 맞지 않더라도, 후회 없이 살아가고 싶다.

 

 

반응형